롯데가 자초한 불공정 비밀 계약...손아섭 놓칠 수도

605 0 0 2021-02-09 07:37:5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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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롯데는 왜 손아섭(33), 민병헌(34)과의 FA(자유계약선수) 세부 계약 내용을 발표하지 않았을까.

답은 간단하다. 구단도 자신 있게 드러낼 수 없었던 불공정 계약이었기 때문이다.

롯데는 당시 손아섭과 4년 총 98억원, 민병헌과 4년 총 80억원의 FA 계약을 발표했다. 당시 구단은 총액만 발표해 이들의 자세한 계약 내용은 그동안 비밀로 유지됐다. 베일에 싸여있던 둘의 연봉은 일간스포츠가 2021년 연봉 계약 현황을 요구하면서 드러났다.

손아섭의 2020년 연봉은 20억원이었다. 그런데 올해 연봉은 5억원으로 확 줄었다. 민병헌도 전년도 12억 5000만원에서 마찬가지로 5억원으로 감소했다. FA 계약 마지막 시즌에 전년 대비 연봉이 75%와 60%로 줄어든 것이다. 지금껏 전례가 없었던 삭감이다. 한 에이전트는 "절대 일반적이지 않은 계약이다. 지금껏 보지 못한 계약"이라며 "리스크(위험)가 크다. (구단과 선수 사이에) 무언가 딜(거래)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든다"라고 했다. 

이런 계약은 선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선수가 다음 FA 계약 협상에서 훨씬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 FA 보상 규정 때문이다. 손아섭과 민병헌이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어 타 구단 이적을 모색하면 보상금은 전년도 연봉의 최대 200%인, 10억원에 불과하다. 손아섭과 민병헌이 FA 자격을 다시 얻으면 변경된 등급제에 따라 B등급으로 분류된다. '전년도 연봉의 100%+보상 선수 1명' 또는 '선수 보상 없이 전년도 연봉의 200%'가 보상 조건이다.

만일 2020년 연봉 20억원과 12억 5000만원이 2021년에도 유지됐다면, 손아섭과 민병헌의 보상금은 각각 40억원과 25억원이다. 이 경우 타 구단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해 선뜻 영입전에 선뜻 나설 수 없다. 그렇다면 롯데가 다른 구단보다 훨씬 유리한 입장에서 이들과 협상할 수 있다.

롯데는 이런 계약이 관행이었다고 주장했다. 구단 관계자는 "당시 FA 시장은 과열됐고, 몸값 거품도 심했다. 어떤 식으로든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유인책을 쓰던 시기였다"라고 한다. 당시 계약을 추진한 구단 대표이사와 단장은 팀을 떠났고, 운영팀장은 자리를 옮겼다. 

타 구단의 다른 계약과 비교하면 롯데의 불공정 계약은 과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간스포츠가 입수한 2017년 주요 FA 선수의 계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LG와 115억원에 계약한 김현수(계약금 65억원)는 14억→13억→13억원을 받다가 올해는 10억원을 수령한다. KT와 88억원 사인한 황재균(계약금 44억원)은 12억→12억→12억원에서 8억원으로 33.3% 삭감됐다. 롯데를 떠나 삼성과 80억원에 계약한 강민호(계약금 80억원)가 민병헌과 마찬가지로 연봉이 전년도 12억5000만원에서 5억으로 60% 삭감됐다.

하지만 강민호와 손아섭·민병헌 계약의 차이점은 있다. 롯데는 떳떳하지 못했다. 구단도 불공정 계약을 인지한 영향인지, 세부 계약을 발표하지 않았다. 당시 LG와 KT, 삼성 등 대부분 구단은 총액과 함께 계약금과 연봉을 공개했다. 연도별 연봉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지난 3년간 연봉을 살펴보면 마지막 4년째 연봉을 확인할 수 있다. 

롯데는 2017년 손아섭, 민병헌과 세부 계약을 알리지 않았다. 굳이 타 구단과 비교하지 않아도, 또 롯데가 불공정 계약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관행'도 틀린 주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롯데는 2010년대 10억원 이상 FA 계약을 맺은 선수가 15명이다. 이 가운데 2017년 말 계약한 손아섭과 민병헌, 문규현(은퇴)의 FA 계약 세부 내용만 발표하지 않았다. 당시 세부 계약 내용을 밝히지 않은 건, 언론을 통해 외부에 알려지면 비난을 받을 게 자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선수 측은 "왜 이게 이슈가 되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물론 선수 입장에서 계약 협상에서 계약을 유리하게 맺으려 하는 건 당연지사다. 공교롭게도 당시 손아섭과 민병헌, 강민호의 계약을 담당한 이는 같은 인물이다.

반대로 구단에는 그만큼의 손해로 작용할 수 있다. 선수가 올 시즌 뒤 다른 구단으로 떠난다면 보상금이 확 줄어들게 된다. 또 선수가 이를 협상의 지렛대로 삼아 몸값이 오르면, 원소속구단인 롯데가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선수를 붙잡아 둘 수 있다. 즉, 어떤 식으로든 롯데에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셈이다. 

롯데는 최근 5년(2016~2020년)간 FA 계약에 무려 578억 7500만원을 썼다. 이 기간 우승은커녕, 포스트시즌에 단 한 번(2017년) 진출했을 뿐이다. 2019년과 2020년 롯데의 팀 연봉은 1위였다. 최근 몇 년간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도 성적이 나지 않는 비효율적 운영이었다. 올 초에는 모 그룹 계열사로부터 50억원을 대출받은 사실이 알려질 만큼 구단 재정이 어렵다. 롯데 소속의 일부 FA 선수는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해도 타 구단으로 이적하기도 했다.

합리적이고 투명한 운영, 롯데가 한 번 곱씹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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